[사설] 미국 중간선거 민주당 압승, 더 복잡해진 외교 대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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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견제 나서면 통상·안보 불확실성 커져
정파·민관 넘는 협력 체제로 국익 지켜야

한국계 민주당 정치인 댄 고(41·한국 이름 고원영) 당선인이 3일(현지시간) 실시된 미국 중간선거에서 연방 하원의원 당선이 확정된 뒤 미국 매사추세츠주 피바디의 행사장 '올리오 피바디'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계 민주당 정치인 댄 고(41·한국 이름 고원영) 당선인이 3일(현지시간) 실시된 미국 중간선거에서 연방 하원의원 당선이 확정된 뒤 미국 매사추세츠주 피바디의 행사장 '올리오 피바디'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현지 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상·하원 과반을 탈환하며 압승했다. 생활비 부담과 경제적 불안에 대한 불만이 정권 심판으로 이어진 결과로 읽힌다. 공화당의 오랜 텃밭조차 대거 민주당에 넘어가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 국정 운영에 제동이 걸렸다. 민주당 의회는 예산·입법·감독 권한으로 행정부 견제에 나설 태세다. 하지만 미국 정치 지형의 변화로 한국의 통상·안보 부담이 줄 것으로 기대해선 곤란하다. 대통령의 거부권과 행정 권한은 여전하고 행정부와 의회의 극한 대립으로 대외 정책이 교착될 수도 있다. 한국은 통상·안보의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고 보고 대비해야 한다.

트럼프의 정치적 타격과 입지 약화를 한국 외교·통상에 유리한 상황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한미 간 통상·투자 합의와 안보 협력에서는 행정부와 입법부의 권한과 절차가 다르기 때문이다. 즉, 민주당 다수 의회로 바뀐다고 기존 관세나 투자 압박이 곧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핵추진잠수함 도입 등 안보 현안 합의가 더 까다로워질 수 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핵 비확산에 강경하기 때문이다. 행정부와의 협상에 더해 의회 설득까지 병행해야 하는 상황은 녹록지 않다. 정부는 기존 대미 합의를 전면 점검해 행정부 결정으로 가능한 조치와 의회 입법·예산이 필요한 조치를 구분해 대응책을 준비해야 한다.

미국 정치의 지각 변동에 대응해 국익을 지키려면 의회와 각 주정부, 산업계로 외교의 접촉면을 넓혀야 한다. 그간 한국의 대미 투자는 미국의 제조업 부흥과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해 왔다. 기존 합의에 따라 우리 기업의 현지 투자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정치적 갈등으로 사업 추진이나 상응 조치의 이행이 지연돼서는 안 된다. 한국 기업이 창출하는 고용과 지역경제 활성화, 공급망 안정 효과가 양국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는 점을 적극 설명해야 한다. 투자 지역의 의원과 주정부, 기업을 연결해 한미 협력을 지지할 기반을 다져야 한다. 정파를 초월하고 민관을 아우르는 대미 협상 전략으로 합의의 안정적인 이행을 확보해야 한다.

정부는 미국의 권력 재편에 맞춰 통상·안보 현안별 협상 목표와 대응 원칙부터 확정해야 한다. 대미 투자에는 상업적 합리성과 상호 이익이라는 원칙을 분명히 해서 알래스카 LNG 개발처럼 정치적 이유로 합의 전에 돌연 발표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북미 대화가 재개되더라도 한반도 안보에 관한 한국의 입장이 배제되지 않도록 사전 조율이 가능한 소통 채널을 유지해야 한다. 국회도 초당적 의회 외교로 뒷받침해야 한다. 미국 유권자가 트럼프의 독주에 제동을 걸면서 새로운 정치 지형이 생겨났다. 그 변화가 우리 기업의 손실과 안보의 공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다. 이제 우리 정부의 외교력을 발휘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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