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경석 한국수산기자재협회 회장 “수작업 의존하는 어촌 유지되면 청년 유입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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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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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업서 수작업 비중 90% 달해
스마트 장비 구매 국내 시장 좁아
내수 키우고 해외 판로 개척 필요
해수부 ‘전담 컨트롤타워’ 신설도

“아무리 기술력이 뛰어난 자동화·스마트 기자재를 개발하더라도, 이를 사줄 국내 시장이 너무 좁아 투자비조차 회수하기 어렵습니다. 어민 역시 영세해 당장 기계를 도입할 여력이 없습니다.”

수산업계의 숙원이던 ‘수산기자재산업 육성 및 스마트화 촉진에 관한 법률안(수산기자재육성법)’이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했다. 수산기자재의 표준화, R&D 및 보급 활성화, 품질인증제 도입과 수출 촉진 등 산업 전반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정책·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법안 통과를 위해 수년간 발로 뛰어온 한국수산기자재협회 공경석 회장은 “법안 통과는 시작일 뿐”이라며 “현재 해양수산부가 마련 중인 시행령 등 하위 법령에 어민과 제조업체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책이 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 회장은 1차 산업 중 가장 먼저 자동화가 정착된 축산업과 수산업을 비교하며 “수산업은 관련 법 제정이 늦어 축산에 비해 40년이나 뒤처진 채 출발선에 섰다”고 진단했다. 수산업은 여전히 수작업 비중이 90%에 달할 정도로 기계화·자동화가 더딘 데다, 고강도 노동 탓에 청년층 유입마저 끊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공 회장은 “어민은 고된 노동을 줄이려 해도 돈이 없어 스마트 장비를 못 사고, 업체는 기껏 개발해도 사줄 시장이 없어 도산 위기에 몰리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 회장은 법률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수요자인 어민의 구매력을 키우는 동시에, 공급자인 업체의 해외 판로 개척을 전폭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보조금 지급과 저리 금융 지원으로 어민들의 초기 도입 문턱을 낮춰 내수 시장을 살려야 한다”면서 “동시에 좁은 국내 시장의 한계를 넘어 처음부터 수출을 목표로 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유인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재 업체별로 각기 다른 용어나 규격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를 표준화하기 위한 작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업체마다 부품 규격과 명칭이 달라 고장 시 수리가 어렵고, 영세업체가 폐업할 경우 어민들이 수리받지 못해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현재 부산 서구 암남동에 건립 중인 ‘수산기자재 시험인증센터’ 역시 하드웨어 중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짚었다. 공 회장은 “건물만 지어 놓는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정작 완공 후 제품의 합격·불합격을 판정할 세부 시험·인증 기준 매뉴얼과 소프트웨어, 전문 운영 인력은 여전히 부재하다”며 “센터 준공 전 전담 운영 체계와 세부 가이드라인을 사전에 완비해야 한다”고 짚었다.

아울러 어구·장비, 양식, 가공기계 등 광범위한 수산기자재산업을 아우를 ‘해수부 내 전담 컨트롤타워’ 신설도 촉구했다. 공 회장은 “현재 해수부 조직은 어업, 양식, 가공 부서로 파편화돼 있어 소관 업무 외 기자재에 대해서는 전문성이 떨어지고 개별 땜질식 처리에 그치고 있다”며 “전담 부서가 없다 보니 현재는 소득복지과 등에서 임시로 떠맡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법 시행 이후 실태조사와 예산 집행, 인증센터 연계 등 폭증할 행정 수요를 기존 체제로는 감당하기 어렵다”면서 “수산기자재산업을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려면 전담 부서 신설과 전용 예산 배정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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