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신풍경, 반려동물은 호캉스
23일 오후 2시께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한 3층짜리 애견호텔에서 강아지 생일파티가 열리고 있다. 강대한 기자
사람들은 귀성길, 반려동물은 호캉스! 추석 연휴 귀성 혹은 여행으로 집을 오래 비우는 가구의 반려동물 위탁 수요가 늘면서 ‘반려동물 호캉스’라는 새로운 명절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23일 오후 2시께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한 3층짜리 애견호텔. 문을 열고 들어서자 “생일 축하합니다”라는 노랫소리가 흘러나왔다. 생일상에는 고기가 든 케이크와 오리 안심, 소 간, 닭 안심 등이 차려져 있었다. 검은 털옷에 고깔모자를 쓴 채 앉아 있는 주인공 ‘뭉치’는 5살 강아지다.
평소 애견유치원으로 운영되는 이곳은 추석 같은 긴 연휴에는 호텔링을 함께 운영한다. 올 추석에는 10여 마리가 호텔링을 예약했다. 지난해보다 연휴가 짧아 예약률은 다소 떨어졌지만, 명절이면 집을 비우는 보호자들의 문의가 이어진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사장 김순미(47) 씨는 “2023년 2월 애견호텔 사업을 시작한 이후 명절에 쉬거나 여름휴가를 가본 적이 없다”며 “아침 일찍 출근해 숙소에서 강아지들을 꺼내고 밥을 챙겨준 뒤 함께 놀다 보면 정신없이 하루가 시작된다”고 말했다.
호텔링으로 맡겨진 강아지들은 가로 1m, 세로 1.5m 크기의 휴식 공간에서 지낸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명절이나 여름휴가 등 연휴 기간에는 평소보다 반려동물 호텔링 수요가 증가한다.
23일 오후 2시께 찾은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한 애견호텔 내부 모습. 강대한 기자
성산구의 개업 1년 차인 반려동물 카페·호텔링 업체에서도 이번 추석 3마리가 예약됐다. 평소 평일에는 호텔링 이용이 거의 없지만 명절에 이용 문의가 들어온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업체 관계자는 “강아지만 두고 퇴근하는 곳도 있고 아예 상주해서 함께 자는 곳도 있다”며 “보호자 입장에서는 사람이 옆에 있다는 점 때문에 안심하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또 명절을 계기로 장기간 반려동물을 맡기는 경우도 있다. 이 업체에는 추석을 맞아 미국에 사는 딸을 만나러 가면서 반려견을 약 두 달간 맡긴 보호자도 있다. 단순히 연휴 기간 집을 비우는 경우뿐 아니라 명절을 전후해 장기간 여행이나 가족 방문을 계획하면서 호텔링을 이용하는 사례다.
반려동물을 맡기는 보호자들도 집을 오래 비워야 할 때 호텔링을 이용한다. 말티푸를 키우는 홍민지(42) 씨는 “장거리 여행 때 강아지가 차 안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애견호텔에 맡기게 됐다”며 “처음에는 걱정했지만 다른 강아지들과 어울리며 표정도 좋아지는 모습을 보고 만족해 집을 오래 비울 때면 애견호텔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호텔링은 보호자가 집을 비우는 동안 반려동물을 일정 기간 맡기는 서비스다. 최근에는 심지어 중고거래앱을 통해 반려동물을 돌봐줄 ‘펫시터’를 구해 맡기기도 한다. 호텔링 비용보다 저렴한 개인 돌봄을 찾는 것이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