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에 대한 영화’… 팀 ‘가능한 사랑’ 부산 상륙[BIFF 2026]
BIFF 오픈토크 나선 ‘가능한 사랑’의 이창동 감독과 주연들
베네치아 눈물 일화부터 캐릭터 해석까지
이 감독 “관계와 시선에 대한 영화”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맞아 전 세계 영화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창동 감독이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들과 함께 부산을 찾았다. 올해 하반기 화제작인 ‘가능한 사랑’에 대해 주역들이 무대에 올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눴다.
7일 오후 1시 30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루프씨어터에서 BIFF 오픈토크 ‘가능한 사랑’이 열렸다. 오픈토크는 해당 작품의 감독과 배우가 참가해 자유롭게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이날 루프씨어터에는 이창동 감독을 비롯해 전도연·설경구·조인성·조여정 등 주연 배우들이 모두 참석했다.
마이크를 잡은 이 감독은 자신의 영화에 대해 “시선에 대한 영화”라고 강조했다. 극 중 해고 노동자 부부를 촬영하는 다큐멘터리 감독 이예지(조여정)에 대해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카메라를 잡고 있다는 것 자체가 권력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시선에 대한 영화라고 말할 수 있다”며 “인생에서 수많은 관계를 맺고 있지만, 그 관계는 ‘누가 누구를 보는 관계이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베네치아 극장에서 열린 월드 프리미어 상영회에서 주연 배우들이 눈물을 훔쳤던 일화에 대한 질문도 오갔다. 당시 영화가 끝난 뒤 기립박수가 7분가량 이어졌는데, 주연 배우들이 우는 모습이 포착되며 SNS 등에서 화제가 됐다.
설경구 배우는 “내 안에 영화가 스며들면서 속울음이 시작됐는데, 박수를 받으니 감격이 벅차올랐다”며 “촬영 현장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그렇게 울고 있는데 옆에서 조인성 씨가 같이 울고 있어서 덜 창피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그렇게 흔한 광경이 아니라서 속으로 ‘왜들 저렇게 우나’ 생각하고 있었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 영화는 극적인 사건보다 주요 배역들의 연기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배우들의 캐릭터 해석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극 중에서 부의 대물림을 누린 기득권인 ‘상우’ 역을 맡은 조인성 배우는 “실제 조인성의 삶은 그렇게 살지 않아서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으로부터 캐릭터를 연구하기 시작했다”며 “감독님은 선과 악이 명확히 구분된 인물을 제시해주지 않으시는 것 같다. 그래서 저도 구분 짓지 않으려 했고, 관객들도 상우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실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영화 ‘가능한 사랑’은 전작인 ‘버닝’(2018) 이후 이 감독이 8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해고 노동자 부부가 전혀 다른 세계에서 살아온 부부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올해 베네치아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은사자상)을 비롯해 밀 밸리 영화제 감독상 등을 수상했다. 다음 달 6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될 예정이며, BIFF에서는 7~8일과 오는 13~14일 총 4차례 상영된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