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비용 눈덩이에 애물단지된 통영 ‘한강거북선’ 결국 폐선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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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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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서울시 건조 한강서 전시·운항
2005년 반짝인기 시들자 통영시 임대
강구안 문화마당에 정박해 전시시설로
선령 36년 노후화 심각 내부 관람 중단
10월 19일 7차 협약 만료 연장 않기로

통영시 강구안 문화마당에 전시 중인 한강거북선. 부산일보DB 통영시 강구안 문화마당에 전시 중인 한강거북선. 부산일보DB

경남 통영시가 서울시로부터 무상 임대해 21년째 전시 중인 ‘한강거북선’을 반납한다. 건조된 지 30년을 훌쩍 넘겨 관리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애물단지로 전락한 탓이다. 통영시는 서울시와 협의를 거쳐 처리 방안을 결정할 계획이지만, 노후화로 장거리 운항이 불가능한 데다 매각이나 재활용도 여의찮아 결국 폐선 수순을 밟게될 전망이다.

통영시는 강구안 문화마당에 전시 중인 한강거북선 이동전시 협약을 오는 19일 자로 종료하고 소유기관인 서울시와 후속 처리방안을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한강거북선은 1990년 서울시가 22억 원을 들여 실물 크기(길이 34m, 폭 10m, 높이 6.3m)로 건조한 선박이다. 당시 한강대교와 동작대교 사이를 오가는 유람선으로 이용됐고, 평소에는 전시장으로 활용됐다. 하지만 반짝인기에 관람객이 급감했고, 10년째인 2004년에는 하루 수십 명에 그쳤다. 설상가상 “거북선과 한강은 역사적 연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와중에 통영시가 이동전시를 제안하면서 무상 임대가 성사됐다. 이순신 장군 호국정신과 한산대첩 역사적 의미를 알리겠다는 의도였다. 연간 1억 원 안팎인 유지·관리 비용을 통영시가 부담하며 3년마다 재계약하는 조건으로 지금까지 기간을 연장해 왔다. 마지막 7차 협약이 2023년 10월 20일 자다.

2005년 11월 한강을 출발한 거북선은 비무장지대를 거쳐 서해와 남해로 이어지는 720km 뱃길을 달려 지역 사회의 뜨거운 환대 속에 통영으로 입항했다. 부산일보DB 2005년 11월 한강을 출발한 거북선은 비무장지대를 거쳐 서해와 남해로 이어지는 720km 뱃길을 달려 지역 사회의 뜨거운 환대 속에 통영으로 입항했다. 부산일보DB

2005년 11월 한강을 출발한 거북선은 남북 분단 후 사실상 폐쇄됐던 한강~서해 뱃길을 따라 비무장지대를 거쳐 장장 720km 바다를 헤쳐 통영 한산도에 닿았다. 한산도는 1592년(선조 25년) 한산대첩을 통해 제해권을 장악한 전라좌수사 이순신이 이듬해 8월, 초대 삼도수군통제사로 임명되자 경상·전라·충청 3도 수군을 아우르는 전략적 요충지로 통제영 본영(사령부)을 차린 곳이다.

지역 사회의 뜨거운 환대 속에 치러진 통영항 환영식에는 당시 서울시장이던 이명박 전 대통령도 함께했었다. 이후 강구안에 정박해 통영시가 건조한 전라좌수영거북선, 통제영거북선, 판옥선과 함께 전시시설로 활용됐다. 조선군선 4척을 묶어 유료 입장을 시작한 2014년부터 최근까지 138만 8337명이 관람했다. 또 한산대첩축제 기간에는 한산해전 재현 행사에 투입돼 조선 수군을 이끄는 선봉으로 불꽃을 내뿜으며 위용을 과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노후화로 목재로 된 선체 부식과 훼손이 가속하며 관람객 안전 우려까지 제기됐고, 지난 5월 내부 관람이 중단됐다. 얼핏 멀쩡해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실제 겉과 속은 엉망이다. 거북선의 상징인 용머리는 갸우뚱하게 뒤로 기울었고 아래 기둥은 무게를 견디지 못해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쩍쩍 갈라졌다. 내부 천장 나무는 꺼멓게 썩었고, 손만 갖다 대도 나무가 부스러질 정도로 삭았다.

진단 결과, 단기 수선 비용으로만 6억 원 이상이 필요한 데다 사후 관리에도 연 2~5억 원 상당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됐다. 이를 두고 ‘돈 먹는 거북선’이란 오명까지 붙어다. 결국 통영시는 활용 가치와 예산 부담, 소유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끝에 협약 기간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한산대첩축제의 백미인 한산해전 재현 행사에 투입된 한강거북선. 부산일보DB 한산대첩축제의 백미인 한산해전 재현 행사에 투입된 한강거북선. 부산일보DB

이미 지난달 17일 서울시 관계자가 통영을 방문해 거북선 상태를 점검했고, 통영시는 뒷날 협약 종료 의사를 공식 통보했다. 서울시는 조만간 공유재산 용도폐지등 관련 행정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타 시도나 민간 수요조사를 통해 재임대를 추진할 수도 있지만, 선박 상태나 수리 비용 등을 고려할 때 폐선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통영시는 실제 처분이 완료될 때까지 강구안에 유지하면서 출입 통제, 안전 점검 등 현장 관리에 집중한다. 협약 종료 후 관리와 처리에 드는 모든 비용은 서울시가 부담한다.

통영시 관계자는 “시민과 관광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서울시와 원만하게 후속 절차를 진행하고 기존 조선군선을 활용한 역사문화자원 관리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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