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6개월 만에 원점…창원 택시기사 살인 사건 재심 개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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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석 기자 ch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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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경찰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인정
검찰 측 7일 이내 즉시 항고 가능성 남아

15일 창원지방법원 법정동 앞에서 재심 사건 전문 박준영(오른쪽) 변호사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이날 창원 택시기사 살인 사건 재심 개시 결정을 선고받은 보조로브 아크말 씨의 아버지. 최환석 기자 15일 창원지방법원 법정동 앞에서 재심 사건 전문 박준영(오른쪽) 변호사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이날 창원 택시기사 살인 사건 재심 개시 결정을 선고받은 보조로브 아크말 씨의 아버지. 최환석 기자

법원이 2009년 경남 창원시 택시기사 살인 사건의 재심 개시를 결정하면서 16년 6개월 만에 원점으로 돌아간다.

15일 창원지방법원 형사2부(부장판사 김성환)는 강도살인 등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보조로브 아크말(37) 씨 재심 청구를 받아들였다. 대법원이 아크말 씨의 무기징역을 확정한 2010년 4월 15일로부터 16년 6개월 1일째다.

아크말 씨는 2009년 3월 24일 택시 기사 A 씨를 흉기 등으로 공격해 15만 원을 뺏고 택시를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10년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아크말 씨는 경찰의 위법 수사로 거짓 자백했다고 주장하며 재심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경찰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를 이유로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수사 경찰관이 아크말 씨 자백을 받으려고 ‘DNA가 검출됐다’, ‘A 씨가 살아있다’는 식으로 속였다고 인정했다. 김 부장판사는 “위법 부당한 직무행위에 해당하고 수사권을 남용해 진술거부권 행사를 방해했다”고 말했다. 이어 통역인 없이 조사하는 등 아크말 씨의 통역을 받을 권리가 침해됐다고 판단했다.

앞서 아크말 씨 변호를 맡은 재심 사건 전문 박준영 변호사는 사건 담당 경찰관이 거짓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법정 증언, 사건 당시 택시 이동 거리 분석 결과 등 새로운 증거를 근거로 재심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재심에서는 아크말 씨 측이 제시한 법의학 분석 등 재심 개시 결정 당시 판단하지 않은 이런 새로운 증거가 핵심 쟁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김 부장판사는 “(새로운 증거는) 본안 재판부 판단 몫으로 남기겠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범행에 사용된 흉기로 공업용 커터 칼을 지목하고 동네 소매점 주인으로부터 ‘외국인으로 보이는 손님에게 칼을 판매한 사실이 있다’는 취지 진술을 확보했다고 보고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당시 소매점 주인이었던 B 씨가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경찰이 방문해 질문한 사실도 없고, 기억도 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아크말 씨 측은 자백을 바탕으로 한 사건 당시 택시 동선과 실제 택시 타코미터(회전수 계측기) 기록의 이동 거리 사이에 6km가량 차이가 발생한다는 사실도 새로운 증거로 제시한 바 있다.

재심 개시 결정에 검사는 7일 이내 즉시 항고할 수 있다. 아직 재심 개시 결정이 확정되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김 부장판사는 “개시 결정이 언제 확정될지, 확정된다면 어느 재판부가 맡을지는 모르지만 법원이 발견할 실체적 진실은 같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재심 개시 결정과 함께 아크말 씨 측의 형 집행 정지 신청도 인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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