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해수부 기능 강화·부산시장 국무회의 참석, 즉시 실행을
대통령, 부산서 해양수도권 육성 재차 다짐
조선·물류 업무 이관, 2차관제 전환 등 절실
정부의 내년 예산안 820조 9000억 원 중 해양수산부는 8조 2636억 원으로 1%에 그친다. 성장 산업 육성을 담당하는 주요 부처 중 최하위권 수준이다. 국가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해양수도권 구축에서 찾겠다는 정부의 의지에 걸맞은 규모인지 의문이다. 예산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해양수도 특별법 제정 당시 빠졌던 조선·국제물류 업무 이관과 조직 확대도 진전이 없다. 해수부의 부산 이전은 성사됐지만 국가 해양정책을 총괄할 권한과 역량은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이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3일 부산을 찾아 해수부 기능 강화를 약속했다. 즉각적인 실행으로 해양수도 육성 의지를 입증해야 한다.
해수부 기능 강화의 핵심은 분산된 해양산업 정책을 통합·조정할 권한을 확보하는 데 있다. 조선과 해운, 항만과 국제물류는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움직이지만 관련 업무가 여러 부처에 나뉘어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 특히 북극항로 시대에는 친환경 선박 건조부터 항만 기반 시설, 물류망 구축, 해운금융까지 일관된 국가 전략이 필수적이다. 부산의 항만·물류·금융, 울산의 조선·에너지, 경남의 조선기자재 산업을 연결하려면 이를 총괄할 정책 역량이 필요하다. 조선·국제물류 관련 업무의 해수부 이관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또 전국 해양수산 현장을 관할하는 해수부의 업무 부담을 고려하면 제2차관을 두는 복수차관제 도입도 시급하다.
부산은 지난해 특별법 제정을 통해 ‘해양수도’라는 명칭을 법률에 명시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해양수도에 걸맞은 실질적인 권한과 국가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할 제도적 지위는 확보하지 못했다. 부산시장이 국가 주요 정책을 심의하는 국무회의에 참석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이는 단순한 의전 문제가 아니라 국가 해양정책의 실행력을 높이는 제도적 장치다. 서울시장에 이어 전남광주특별시장에도 문호가 열린 국정 최고 회의에서 ‘해양수도’의 목소리를 배제하는 것이 오히려 상식적이지 않다. 북극항로 개척과 항만 개발, 해운·조선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와 협력하고 정책 효과를 높이려면 국무회의 참석은 당연하다.
해수부 부산 시대를 맞아 HMM 등 해운기업의 본사 이전이 본격화하고, 해사법원 설치가 확정됐으며, 북극항로 시범 운항까지 마무리됐다.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해양수도 조성에도 속도가 붙은 것은 긍정적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해수부와 부산시에 걸맞은 권한과 책임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일이다. 해수부 조직 개편과 타 부처 업무 이관, 부산시장 국무회의 참석을 위한 후속 조치를 서둘러야 한다. 대통령이 약속한 ‘남부 해양수도권’ 육성이 선언에 그치지 않도록 정부는 구체적인 실행 계획과 일정을 제시해야 한다. 해수부 부산 이전의 성과를 국가 해양 경쟁력 강화로 연결하는 것은 이제 정부의 실행력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