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건보 소득정산 확대 적용 추진…394만 세대 추가 납부
16일 강원 원주시 국민건강보험공단 본부에서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한 이만희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며 감사 시작을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건강보험료 소득정산 제도를 전 국민에게 확대 적용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지역가입자 394만 세대가 총 3조 3000억 원에 달하는 보험료를 추가로 납부하게 되고, 232만 세대가 1조 8000억 원가량을 환급받을 전망이다.
20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보고한 '주요 업무추진 현황'에 따르면 건강보험당국은 보험료 부담의 공정성과 형평성 제고를 위해 전 국민 소득 정산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가입자의 선택적 정산에 따른 보험료 회피를 막기 위해 기존의 '본인 신청' 방식에서 행정기관이 직접 소득을 확인하고 정산하는 '직권 정산'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현재 직장가입자는 전년도 보수를 기준으로 우선 납부한 뒤 매년 4월 실제 확정 소득에 따라 정산을 거친다.
그러나 지역가입자의 소득이나 직장인의 월급 외 소득은 정기적인 정산 절차가 없어 소득이 늘어도 제때 보험료를 더 걷지 못하거나 소득이 줄어도 환급받지 못하는 등 형평성 논란이 일었다.
새로운 제도가 시행되면 국세청으로부터 전년도 확정 소득 자료를 넘겨받아 연 1회 직권 정산이 이뤄질 전망이다. 정산 대상은 지역가입자 908만 세대와 월급 외 소득이 있는 직장가입자 110만명이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건강보험당국이 지역가입자 908만 세대 전체를 분석한 결과, 소득이 늘어나 보험료를 추가로 내야 하는 지역가입자는 394만 세대에 달하며 이들이 추가로 납부해야 할 총액은 3조 2911억 원으로 추산된다.
반대로 소득이 줄어 보험료를 돌려받는 대상은 232만 세대이며, 환급 규모는 1조 8014억 원 수준이다. 나머지 390만 세대는 소득이 변하지 않아 보험료에 영향이 없다.
2025년 기준 본인이 직접 신청해 환급받은 지역가입자가 21만 세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새로운 제도 도입 시 환급 혜택 규모도 크게 늘어나는 것이다.
건강보험 재정 측면에선 추가 납부액 3조 2911억 원에서 환급액 1조 8014억 원을 빼면 총 1조 4897억 원의 순수입 증대 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건강보험당국은 이렇게 확충될 재정을 지역 및 필수의료 체계 지원과 희귀 및 중증질환에 대한 보장성을 강화하는 데 투입할 방침이다.
새로운 제도 추진은 다가올 재정 압박에 대비하는 선제적 조치로 분석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26∼2030년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건보공단 전체 영업적자는 2026년 6조 9161억원 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어 2027년 3조 9714억 원, 2028년 4조 2971억 원, 2029년 3조 4415억 원, 2030년 3조 2932억 원 등 매년 수조원대의 영업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건강보험 사업 부문만 보면 급여비 지출 확대로 자산은 2026년 44조 234억 원에서 2030년 39조 3503억 원으로 감소하는 반면, 의료기관에 지급해야 할 보험급여 충당부채는 18조 3031억 원에서 20조 3753억 원으로 증가한다.
이에 따라 자본 대비 부채 비율을 나타내는 건강보험 사업 부채비율은 2026년 71.2%에서 2030년 107.4%까지 상승해 건보공단이 정한 자체 관리 기준선인 100% 이하를 넘어설 것으로 분석됐다.
또 재무 전망의 기초 전제였던 보험료율 인상 계획이 틀어졌다. 건보공단은 2027년부터 매년 보험료율이 1.49%씩 오른다고 가정했지만, 최근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물가와 민생 부담 등을 고려해 2027년도 보험료율을 7.19%로 전격 동결했다.
반면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2027년도 요양급여비용(의료 수가)은 평균 1.65% 인상돼 1조 2058억 원의 지출이 추가로 확정되면서 수입은 동결되고 지출은 늘어날 예정이다.
정부 국고지원 역시 법정 기준에 미달한다. 현행법상 정부는 건보료 예상 수입액의 20%를 지원해야 하지만, 2016년부터 2025년까지 10년간 실제 지원율은 연평균 14% 안팎에 그쳐 누적 미지급액만 19조 4531억 원에 달한다. 2027년도 정부 예산안의 국고지원율 역시 14.4% 수준이다.
여기에 비상진료체계 운영(약 3조 1467억 원), 필수의료 지원(약 3조 2514억 원),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약 2조 8695억 원) 등 정책적 재정 투입 요인도 있어 2026년말 당기수지 적자 규모는 2조 8374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