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무용 거장 윌리엄 포사이스 작품, 부산서 첫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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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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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무용단 23일 부산시민회관 ‘트리플 빌‘ 무대
‘하나의 편평한 것, 복제된’ 부산 초연
이재영·정철인 안무작도 함께 선보여

국립현대무용단 '하나의 편평한 것, 복제된' 공연 모습. ⓒAiden Hwang, (재)부산문화회관 제공 국립현대무용단 '하나의 편평한 것, 복제된' 공연 모습. ⓒAiden Hwang, (재)부산문화회관 제공

고전 발레의 틀을 깨고 21세기 현대무용의 패러다임을 바꾼 거장 윌리엄 포사이스의 대표작을 부산에서 처음으로 만난다.

(재)부산문화회관은 23일 오후 2시와 7시 30분 두 차례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서 국립현대무용단의 ‘트리플 빌’(Triple Bill: 세 작품을 같은 무대에 선보이는 형식)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포사이스 안무가의 레퍼토리를 부산 관객에게 처음 선보이는 자리이자,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한국 현대무용 안무가 이재영과 정철인의 신작·대표작을 한 무대에서 연이어 만날 수 있는 특별한 무대다.

이번 공연의 가장 큰 관전 요소는 포사이스의 ‘하나의 편평한 것, 복제된’(One Flat Thing, reproduced)의 부산 초연이다.

2000년 프랑크푸르트 발레단이 초연한 이 작품은 무대 위를 가득 채운 금속 테이블 사이에서 무용수들이 쉼 없이 가로지르며 펼치는 급류처럼 빠르고 아슬아슬한 움직임이 특징이다. 개별적인 신체 움직임과 정교한 큐잉 시스템(신호 체계), 복잡한 동선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마치 하나의 거대한 기계장치가 작동하는 듯한 압도적 장관을 연출한다. 무대 위의 금속 테이블은 단순한 구조물을 넘어 움직임을 규정하고 배치하는 핵심 기지로 기능한다. 고동훈, 권재헌, 김건, 김수인, 김은서, 김희준, 박세진, 서정빈, 송승욱, 이준석, 이해슬, 정건, 정채린, 조선재, 하연주, 함승수가 출연한다.

안무가 윌리엄 포사이스. ⓒJulian Gabriel Richter, (재)부산문화회관 제공 안무가 윌리엄 포사이스. ⓒJulian Gabriel Richter, (재)부산문화회관 제공

50여 년간 세계 현대무용계를 이끌어온 포사이스는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 독일 연극상 파우스트 평생공로상을 받았으며, 2024년 11월에는 교토상을 받는 등 세계 최고 권위의 예술상을 휩쓴 거장이다. 이 작품은 지난해 국립현대무용단을 통해 한국에 초연되며 무용계의 뜨거운 찬사를 받았다. 포사이스는 자신의 안무 저작권과 스타일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국립현대무용단은 포사이스 재단 측과의 오랜 협의 끝에 정식 라이선스를 획득했으며,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포사이스 재단이 요구하는 기준에 맞춰 치열한 오디션을 진행했다.

포사이스의 거장다운 무대와 함께, 한국 현대무용의 역동적인 오늘을 확인할 수 있는 두 안무가의 작품도 기대를 모은다.

국립현대무용단 '메커니즘' 공연 모습. ⓒAiden Hwang, (재)부산문화회관 제공 국립현대무용단 '메커니즘' 공연 모습. ⓒAiden Hwang, (재)부산문화회관 제공

이재영의 ‘메커니즘’(Mechanism)은 우주, 지구, 사회라는 거대한 시스템 속에 놓인 인간을 다룬다. 시스템의 구조에 맞춰 움직이면서도 그에 저항하며 새로운 균열을 만드는 신체의 역동성을 그린다. 특히 이번 부산 공연에서는 기존 6명이던 무용수를 9명으로 확대 편성해 보다 밀도 높고 웅장한 무대 에너지를 선사한다.

국립현대무용단 '비보호' 공연 모습. ⓒAiden Hwang, (재)부산문화회관 제공 국립현대무용단 '비보호' 공연 모습. ⓒAiden Hwang, (재)부산문화회관 제공

정철인의 ‘비보호’(Unprotected)는 도로 위를 오가는 보행자, 차량, 사물이 만들어내는 속도와 방향의 관계를 춤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서로 피하고, 양보하고, 멈췄다 다시 진입하는 관계의 역학을 신체 언어로 다루며, 이번 무대에서는 익스트림 스포츠와의 협업을 더해 폭발적인 신체성을 보여줄 예정이다.

세 작품은 서로 다른 무대 풍경을 제시하지만, 결국 “몸은 제한된 공간과 다른 존재 속에서 어떻게 관계를 형성하고 질서를 만들어내는가”라는 하나의 커다란 주제로 이어진다. 오후 2시 공연은 일반 관객뿐 아니라 지역 학교 단체가 함께 관람해 청소년들에게 세계적인 현대무용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 티켓은 R석 6만 원, S석 4만 원, A석 2만 원이며, (재)부산문화회관 홈페이지(www.bscc.or.kr)와 NOL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다. 문의 051-607-6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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