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 만에 매출 1조 돌파… 1000만 영화 2편에 극장가 ‘활기’
국내 극장가 팬데믹 이후 최고 실적
외국 영화 강세·K무비는 부진
3분기 매출 71%는 할리우드 차지
IMAX 등 특수 상영도 덩달아 흥행
지난 9월 6일 서울의 한 영화관에서 영화를 예매하는 시민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까지 긴 부침을 겪던 한국 극장가가 올해 두 편의 ‘1000만 영화’ 등장에 힘입어 기지개를 켜고 있다. 1000만 흥행작을 뒤따르는 수작들 덕분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동기간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으나, 올해 3분기로 좁혀보면 한국 영화는 부진한 반면 외국 영화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1일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국내 극장 매출액은 1조 7억 원, 관객 수는 9689만 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액(7361억 원)보다 2646억 원 증가한 수치다. 영진위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3분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동기간 기준 최대 매출액이자 최다 관객 수다. 특히 지난해에는 12월이 되어서야 누적 매출액 1조 원을 넘겼던 것과 달리, 올해는 9개월 만에 1조 원을 돌파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스틸컷. 쇼박스 제공
침체에 빠졌던 극장가에 훈풍이 분 데는 두 편의 1000만 영화 역할이 크다. 올해 상반기를 지배한 ‘왕과 사는 남자’(1693만 명)와 최근 개봉한 ‘오디세이’(1232만 명)가 관객들의 발걸음을 극장으로 끌어들였다.
반면 지난해에는 극장가를 이끌 선봉장 역할의 1000만 영화가 국내외를 통틀어 한 편도 없었다. 외국 영화는 ‘주토피아2’가 770만 관객을 동원했고, 한국 영화는 ‘좀비딸’이 563만 명을 기록하며 체면을 지키는 데 그쳤다.
서울의 한 영화관에 오디세이 홍보 포스터가 걸려 있다. 연합뉴스
올해 3분기(7~9월) 전체 영화 매출액은 4234억 원, 관객 수는 3996만 명을 기록했다. 할리우드 영화 ‘오디세이’와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등이 흥행하며 3분기 전체 시장의 성장을 견인했다.
특히 외국 영화의 강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실제 흥행작 상위 5개 작품 중 외국 영화가 다수를 차지했다. 1위와 2위는 각각 ‘오디세이’와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가 차지했고, 5위에는 디즈니의 ‘토이스토리5’가 이름을 올렸다. 한국 영화는 ‘호프’(3위)와 ‘암살자(들)’(4위)만 상위권에 턱걸이했다.
나홍진 감독의 영화 '호프' 스틸컷.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매출액 비중에서도 외국 영화의 약진이 확인됐다. 3분기 외국 영화는 전체 매출액의 71%를 차지하며 강세를 보였다. 3분기 외국 영화 매출액은 3006억 원, 관객 수는 2803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상승했다.
특히 ‘오디세이’가 1343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높은 작품 인지도와 더불어 IMAX 등 특수 상영관 관람이 많았던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오디세이’는 IMAX, 4DX, Dolby Cinema 등에서 3분기 매출액 1위를 싹쓸이했다. 이 덕분에 ‘오디세이’ 3분기 매출액의 29.1%(391억 원)가 특수 상영에서 나왔다.
반면 한국 영화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과 관객 수가 모두 감소했다. 관객이 집중되는 추석 연휴가 9월에 있었음을 고려하면 한국 영화의 흥행 부진은 더욱 아쉬운 대목이다.
지난 29일 개봉한 영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 소니픽처스 제공
영진위 역시 보고서를 통해 “여름 시즌 개봉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3분기 외국 영화 매출액과 관객 수 증가를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외국 영화의 강세는 4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작품은 ‘극장판 치이카와: 인어 섬의 비밀’(218만 9805명)이다.
연상호 감독의 신작으로 지난달 21일 개봉한 ‘실낙원’은 12만 8851명을 모으며 분전하고 있으나 기대를 밑도는 성적을 내고 있다.
한편 올해 3분기 독립·예술영화 흥행 1위는 종교적 소재의 성장 애니메이션 ‘다윗’(매출액 29억 9598만 원, 관객 수 30만 9992명)이 차지했다. 이어 ‘마티 슈프림’(14억 4083만 원, 13만 3500명)이 2위, 일본 다큐멘터리 영화 ‘어떻게 해야 했을까?’(10억 5738만 원, 10만 6173명)가 3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