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들여 오염토 준설했지만 ‘용호만’ 악취 그대로
이기대어귀삼거리 인근 작업 불구
구청, 지난달만 민원 3건 접수
해수 정체·오폐수 복합 작용 추정
오염원 차단·수질 개선 병행해야
부산 남구 용호만 일대 악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억 원을 들여 오염 퇴적토를 준설했지만 냄새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달 용호동 용호천 모습. 이채원 기자 circle@
속보=부산 남구 용호만 일대 악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억 원을 들여 오염 퇴적토를 준설(부산일보 3월 20일 자 8면 등 보도)했지만, 냄새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 전후 악취 조사에서도 별다른 변화가 확인되지 않으면서, 악취 원인 파악과 함께 악취를 해소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남구청에 따르면 구청은 지난 4월 용호천 일대 준설 공사에 착수해 지난 8월 마무리했다. 부산시 지원금 3억 원을 투입해 용호동 이기대어귀삼거리 인근 길이 135m, 폭 7.7~17.1m 구간에서 퇴적물 394t을 걷어냈다.
용호만 일대는 1960년대 대규모 매립 이후 철강 공장이 들어선 뒤, 현재는 아파트 단지가 조성됐다. 이 과정에서 아파트 인근 좁은 수로를 통해 흐르는 용호천이 그대로 남았는데, 해마다 악취로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친다.
당시 남구청은 준설 전후 악취가 얼마나 달라지는지 비교하면 고질적인 악취 원인을 가릴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공사 전후로 실시한 조사에서 악취 정도에 큰 차이는 없었다. 이번 준설에서 악취 감소 효과가 뚜렷하지 않았다는 것이 구청 설명이다. 공사를 마쳤지만 지난달에 접수된 악취 민원만 3건이다.
지난달 29일 〈부산일보〉 취재진이 용호천 일대 약 500m를 살펴보는 동안에도 하수 냄새가 났다. 수면에는 쓰레기 등 부유물과 버려진 듯한 밧줄도 보였다. 용호동 주민 임채오(69) 씨는 “이제는 용호천의 악취가 당연하게 느껴질 정도”라며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는 악취가 더 심하다”고 호소했다.
악취 원인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구청은 길고 좁은 수로에서 해수가 장시간 정체되기 때문에 악취가 난다고 보고 있다. 또는 육지에서 유입된 오염물질과 폐수가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최근에는 용호천이 있는 분포로와 용호만 인접 광안대교를 지나는 차량에 의한 분진 등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단순히 준설만 할 것이 아니라 오염 원인 차단과 수질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의대 정병길 환경공학과 교수는 “조류가 약하고 유속이 느린 곳에서는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아, 미생물 분해로 황화수소와 암모니아가 발생해 악취가 심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교수는 “하수관로 정비로 오염 물질 유입을 줄이고 빗물에 따른 오염을 막을 저감시설도 설치해야 한다”며 “하천 상부와 주변 하수관로를 대상으로 황화수소 등 악취 물질을 측정하면 악취가 어디서 발생하는지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구청은 관계 기관과 원인 조사를 이어가 개선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남구청 건설과 관계자는 “아직 악취 발생 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하지 못해 현장 조사를 지속하고 있으며 부산시, 해수청 등 기관들과 대책 회의를 통해 개선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김재량·이채원 기자 ry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