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20년 만의 대승에 궁지 몰린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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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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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연회장 건설 현장을 둘러보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연회장 건설 현장을 둘러보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민주당이 3일(현지 시간)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상원 최소 54석, 하원 최소 240석을 확보하며 20년 만에 연방 의회 양원과 주지사 다수당 지위를 동시에 차지했다. 공화당의 전통적인 텃밭까지 휩쓴 민주당의 압승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남은 임기 2년 동안 의회의 강력한 견제에 직면하게 됐다. 특히 거대 자본의 막대한 선거자금 지원에도 공화당이 참패하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를 주장한 후보들이 잇달아 승리해 눈길을 끈다.

4일(현지 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체 100석인 상원에서 최소 54석, 공화당은 44석을 확보했으며 나머지 2석은 승자가 확정되지 않았다. 하원에서도 민주당은 전체 435석 중 최소 240석을 확보해 과반 기준인 218석을 넘어섰다. 주지사직도 민주당이 최소 28곳을 차지하며 공화당을 앞섰다. 야당이 중간선거에서 연방 의회 양원과 주지사 과반을 동시에 확보한 것은 2006년 이후 20년 만이다.

민주당은 노스캐롤라이나와 사우스캐롤라이나, 텍사스, 캔자스, 오하이오, 아이오와, 메인 등 7개 주에서 공화당의 상원 의석을 탈환했다. 특히 공화당 강세 지역인 캔자스에서는 94년 만에, 텍사스에서는 38년 만에 민주당 상원의원이 탄생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도 28년 만에 승리했다. 주지사 선거에서도 텍사스와 조지아, 오하이오, 아이오와 등 공화당 강세 지역을 잇달아 탈환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거대 자본의 영향력에도 한계가 드러났다는 평가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는 공화당 후보 지원에 4억 4600만 달러(약 6000억 원)를 투입했다. 특히 약 2억 달러를 쏟아부은 텍사스 상원의원 선거에서 공화당 켄 팩스턴 후보가 민주당 제임스 탈라리코 후보에게 패배하면서 막대한 자금력도 힘을 쓰지 못했다.

이번 선거에는 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과 고물가 등 경제적 불만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와 환경 부담에 대한 반발도 일부 지역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 특히 텍사스에서 데이터센터 인허가 제한과 세제 혜택 축소 등을 주장한 민주당 후보들이 승리하면서 AI 산업 정책에도 변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민주당은 내년 1월 새 의회 출범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정책과 예산안에 제동을 걸고, 의회 조사와 인사 인준권 등을 활용해 견제 수위를 높일 전망이다. 다만 대통령의 법안 거부권과 상원의 필리버스터 제도로 민주당도 독자적인 입법에는 한계가 있어 백악관과 의회의 대립 및 입법 교착이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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