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원청 노사 임단협 타결…하청노조 교섭은 평행선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부산일보DB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을 놓고 악화일로를 걷던 한화오션 노사 갈등이 한 고비를 넘겼다. 앞서 원청 노사가 진통끝에 도출한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투표를 가까스로 통과했다. 남은 건 하청노조 교섭이다. 거듭된 교섭에도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사 측을 압박하기 위한 노조의 주요 생산시설 무단 점거 농성이 계속되면서 생산 차질 등 부작용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화오션 원청노조인 전국금속노동조합 한화오션지회(이하 노조)는 29일 총회를 열어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찬성률 50.02%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투표에는 전체 조합원 4707명 중 4422명(투표율 93.95%)이 참여해 2212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는 2183명(49.37%), 27명(0.61%)은 무효 처리됐다.
합의안에는 월 기본급 14만 원 인상, 일시금 850만 원(타결일시금·상생격려금 등) 지급, 연 100만 원 상당 복지 포인트 지급, 경조사비 일부 인상, 취학 직전 자녀지원금 인상, 신입사원 채용 등이 담겼다. 또 올해 말까지 성과급제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신설·운영하면서 노사가 객관적이고 예측할 수 있는 지표를 활용해 재무·전략 성과급 지급 기준을 도출하기로 했다. 정년 조합원 재고용에 대해선 생산 촉탁직으로 1년간 재고용하고 관련 심의 기준을 만들어 각 대상자에 대한 1년 추가 연장을 검토한다.
노조 관계자는 “찬성표 비율이 가까스로 50%를 넘긴 것을 볼 때 이번 교섭과 관련해 현장에서 (합의안에 대해) 어떤 판단을 하고 있었는지 짐작된다”면서 “성과급제를 비롯한 남은 부분에서 노사가 적극적인 자세로 함께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사 측은 “이번 타결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 상호 신뢰와 협력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면서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에 대응해 하반기 생산 안정과 안전한 일터 조성에 노사가 함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노사는 조인식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강인석 지회장과 조합원 6명은 지난달 30일 오후 12시 30분께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내 선행도장공장 지붕과 시스템발판 조립장 크레인 두 곳에 올라 농성을 시작했다. 부산일보DB
반면, 하청 노동자 조직인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웰리브지회와의 교섭은 여전히 평행선이다. 하청지회는 중소 협력사 노동자 170여 명으로 구성된 단체다. 웰리브지회는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내 급식과 출퇴근 버스, 시설관리 등을 맡는 하도급업체 노동자 조직이다. 이들은 지난 3월 시행된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을 내세워 ‘원청 직접 교섭권’을 확보했다.
지난 8일부터 이날까지 4차례 협상테이블에 앉았지만 교섭 의제 범위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임금과 복지를 비롯해 사업장 내 노조 사무실 마련, 노조 전임자 지정, 노조 차량 지원 등 36개 요구안을 제시했다. 반면 한화오션은 중앙노동위원회 판정을 근거로 안전과 작업시설 개선 관련 6개 항에 대해서만 교섭할 수 있다며 맞서고 있다.
교섭 개시에 앞서 거제사업장 내 선행도장공장 지붕과 시스템발판 조립장 크레인 두 곳에 올라 농성을 시작한 노조 지도부는 협상 타결 때까지 농성을 계속하겠다며 버티고 있다. 점거농성이 한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공정 차질도 현실화하고 있다. 이를 두고 꼬박 10년 만에 찾아온 반등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겨우 기지개를 켜던 지역 경제도 덩달아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상당하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은 수많은 공정이 촘촘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산업이라 한 부분이 막히면 전체에 영향이 불가피하다”면서 “LNGC 등 친환경 선종에서도 중국의 추격이 매서운 상황에 노사 갈등에 발목이 잡히면 조선업 자체 경쟁력도 크게 저하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