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인종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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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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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년 베를린 올림픽은 근대 올림픽 사상 대표적인 흑역사로 평가 받는 대회이다. 베를린 올림픽은 독일의 나치 정권이 게르만 민족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악용한 대회였다. 히틀러는 이를 위해 대회장 곳곳에 나치 독일을 상징하는 하켄크로이츠기를 내걸었고, 유색 인종의 경기에서는 노골적인 야유와 차별이 벌어졌다.

손기정 선수가 일장기를 달고 마라톤에서 우승하며 한민족의 긍지를 널리 알린 대회로 우리는 기억하고 있지만, 역사적으로 베를린 올림픽은 나치 정권의 선전도구와 함께 대표적인 인종차별 대회로 평가 받고 있다.

스포츠계에서의 인종차별은 이렇게 뿌리가 깊다. 그 단단한 뿌리는 10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자라고 있고,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스포츠계의 인종차별은 선수와 감독 가리지 않고 폭넓게 자행된다. 베트남 축구 영웅인 박항서 감독은 최근 태국 프로축구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다. 태국 프로축구 2부리그 깐짜나부리 파워FC를 이끌고 있는 박 감독은 경기 후 상대 팀 팬으로 보이는 관중으로부터 욕설과 함께 “김치맨”이라는 인종차별적인 조롱을 당했다. 손흥민도 최근 LAFC 홈 팬으로부터 중국인을 암시하는 ‘니하오’라는 말을 듣는 인종차별을 당했고, 지난달 영국에서는 엄지성(스완지시티)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하던 50대 남자가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축구뿐 아니다. 미국프로야구 코리안 메이저리거 박찬호와 류현진, 추신수 등 미국과 유럽에서 활약한 한국 선수치고 인종차별을 당하지 않은 경우가 없을 정도다.

국제사회는 1966년부터 인종차별 철폐의 날(3월 21일)을 정해 개선 의지를 보이고 있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나 국제축구연맹(FIFA) 등 각종 스포츠 단체들도 인종차별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다.

인종차별 가해자들은 상대의 존엄성과 역사적 상처 따윈 아랑곳 않는다. 오히려 이를 악용한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승리를 위해서는 인종차별적인 행위에 대한 죄책감은 없다. 근절되지 않는 인종차별 행위는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극우 성향의 확산 속에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존중이 답이다. 대단한 존중을 바라는 게 아니다. 상대방을 이해하는 아주 작은 존중이면 충분하다. 이 작은 존중은 인종차별은 물론이고 인간사의 많은 갈등을 없애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김진성 문화스포츠부 선임기자 pape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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