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벡스코 정전에도 인프라 개선 뒷북, 마이스 도시 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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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행사 중 어처구니없는 정전 반복
화재 등 사고 발생 시 대형 재난 우려

지난달 29일 오후 3시 9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갑작스러운 정전 사고가 발생해 행사에 차질을 빚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지난달 29일 오후 3시 9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갑작스러운 정전 사고가 발생해 행사에 차질을 빚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글로벌 해양도시 부산은 세계적인 마이스(MICE) 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대도시 인프라와 천혜의 해안 경관 등 풍부한 관광자원을 갖춘 부산은 그동안 국내외 다양한 기업회의와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박람회, 이벤트를 유치하는 등 대대적인 마이스 산업 육성을 추진 중이다. 마이스 산업의 핵심 인프라는 해운대 벡스코다. 부산은 그동안 벡스코를 중심으로 호텔, 관광, 운송, 기획업체 등이 어우러지는 마이스 산업 생태계 조성에 주력해왔다. 하지만 마이스 산업의 심장인 벡스코가 정전 사고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3년 전 이런 지적을 받고도 제대로 된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부산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3시 9분 벡스코 제1전시장과 컨벤션홀에서 정전이 발생했고, 26분 만인 오후 3시 35분에야 복구됐다. 당시 정전으로 벡스코에서 열리고 있던 ‘대한민국건축문화제&부산건축기획전’ ‘아시아섬유학술대회’ 등 전시회 4개와 학술대회 2개 행사가 차질을 빚었다고 한다. 벡스코 정전 사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3년 9월 제1전시장 전체에 8분간 정전이 발생해 참가업체의 초음파 장비 등이 고장 났고, 일부 전시장에서는 냉방이 8시간 넘게 중단됐다. 같은 해 10월 5일 오후 3시 42분께에도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동력 계통 계전기 이상으로 일부 시설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

특히 벡스코는 3년 전 정전 발생 당시 비상전력이 공급되지 않는 구조적 문제에 대한 지적을 받고도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최근 정전에서도 계전기 오류로 비상발전기 전력이 전시장에 공급되지 않았다. 벡스코는 지난 4일에야 정전 시 일정 시간 전기를 공급해 주요 시설과 장비가 멈추지 않도록 하는 무정전 전원장치(UPS) 설치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3년 전 드러난 허점을 이제야 손본다는 것은 전형적 뒷북 조치이다. 반면 서울과 대구, 경남 창원시 등이 운영하는 전시·컨벤션시설은 이미 이런 장치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대표 마이스 도시라는 점을 무색게 하는 부끄러운 민낯이다.

더 큰 문제는 정전 사태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화재에 초기 대응할 방법이 사실상 전무하다는 점이다. 현재 설계상으론 내부 요인에 따른 정전 발생 땐 모든 소방시설이 무용지물로 변한다, 전기가 끊기면 스프링클러나 소화전 등에 물을 공급하는 펌프도 작동을 멈추기 때문에 초기 진화를 하지 못해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우려마저 상존한다. 국제 행사 등에 차질을 준 이번 정전 사태로 마이스 도시 부산의 이미지는 큰 타격을 입었다. 대대적인 인프라 개선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방치할 경우 안전사고 우려가 높다는 3년 전 지적을 제대로 귀담아듣지 않은 경위에 대한 부산시 차원의 철저한 조사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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