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공유캠퍼스, 시민공동체 회복 ‘앵커’ 될 수 있어” [부산사회서비스 포럼]
초고령사회 세대 통합 방안 모색
대학생과의 상호학습 확대 제안
공간 공유서 역할 공유 나아가야
지속가능한 운영 계획 수립 필수
26일 부산사회복지종합센터에서 ‘초고령사회 부산, 캠퍼스에서 여는 세대통합의 미래’를 주제로 부산사회서비스 아젠다 포럼이 열렸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초고령사회 진입이라는 파도 앞에서 부산시가 지역 대학과 손잡고 ‘세대공유캠퍼스’의 밑그림을 그리는 자리가 마련됐다. 대학이 유휴 공간을 열고 노년을 돌봄의 대상이 아닌 ‘선배시민’으로 맞이하며, 최종적으로는 시민들이 기획과 운영의 주체가 되는 ‘관계 인프라’를 구축하는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제언이 나왔다.
26일 부산사회복지종합센터에서 부산광역시와 부산일보, 부산시사회서비스원, 부산가톨릭대학교 공동 주최로 ‘부산사회서비스 아젠다 포럼’이 개최됐다. ‘초고령사회 부산, 캠퍼스에서 여는 세대통합의 미래’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는 부산시민과 현장 관계자 등 약 150명이 참석했다. 부산가톨릭대학교 홍경완 총장은 “세대공유캠퍼스가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우리 사회의 하나의 대안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니어 외 청년에게도 캠퍼스 연다
부산가톨릭대 염철호 부총장은 ‘대학의 공공성과 사회적 기여를 통한 세대공유캠퍼스 발전방향’을 주제로 발표를 맡았다. 이날 발표에서 염 부총장은 세대공유캠퍼스의 하드웨어적 기반과 확장 비전을 제시했다. 염 부총장은 대학이 연면적 7305㎡의 학생관을 기부채납 대상으로 제시하고, 연면적 1948㎡의 수녀원과 대학본부 건물을 30년간 무상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시민과 학생의 편리한 이용을 위해 매년 3억~5억 원의 자체 시설투자비를 투입하고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부산가톨릭대학에 조성 중인 세대공유캠퍼스(구 HAHA캠퍼스)는 2026년 3월 마중물 사업 조성을 완료하고, 2028년 세대 이음 지역사회서비스 공급 및 고도화 캠퍼스로 운영될 예정이다. 염 부총장은 “현재 노인평생교육시설 중심의 기본계획을 충실히 실행하면서, 향후 취업 준비 청년과 지역 창업가 등 지역의 모든 청년에게도 공간을 점진적으로 열어 가겠다”고 말했다.
‘노년이 변하면 복지도 변해야 한다’는 주제로 발표한 조수경 금정구노인복지관장은 고령자 정책에 어떤 철학을 담을 것인가를 주제로 발표했다. 조 관장은 산업화의 과실을 누리고 대학 진학률이 높았던 1차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세대가 본격적으로 노년기에 진입하며 욕구가 크게 변하고 있음을 진단했다. 이들은 단순한 보호나 TV 시청을 넘어 자아실현, 사회공헌, 취향 기반의 활동을 추구한다.
조 관장은 노인을 공동체에 참여하며 의무와 권리를 다하는 주체적 ‘선배시민’으로 대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노인을 위해 무엇을 할까에서 노인과 함께 무엇을 할까로 질문이 달라져야 한다”며 대학생과 고령 학습자가 함께 참여하는 공동 프로젝트 및 세대 간 상호학습 확대를 제안했다.
■관계 빈곤 시대, 관계 인프라로
세 번째 발제자로 나서 ‘부산시 시민공동체 회복을 위한 세대공유캠퍼스의 기능과 역할’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손지현 부산사회서비스원 원장은 세대공유캠퍼스가 지향해야 할 최종 목표점으로 ‘관계 인프라’를 강조했다. 손 원장은 2023년 통계청 사회조사를 인용해 성인 3명 중 1명(33.0%)이 위기 시 도움을 요청할 대상이 없는 관계 빈곤 상태임을 지적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제3공간의 조건으로 비경쟁적 문턱, 이질적 집단을 잇는 약한 연결, 상호돌봄을 꼽았다. 유휴시설과 인적 자원이 풍부한 대학 캠퍼스야말로 이 세 조건이 겹치는 앵커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손 원장은 사업이 시설을 여는 공간 공유에서 시작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역할 공유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제 이후 이어진 토론에서는 세대공유캠퍼스가 지속 가능하기 위한 제안이 이어졌다. 부산사의회 하은미 시의원은 “캠퍼스 리모델링 사업비 약 275억 원과는 별개로 완공 후 발생할 유지관리비, 운영비, 인건비에 대한 기관별 분담 방안 등 중장기 운영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니어 평생교육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부산가톨릭대 김재홍 교수는 초고령사회에 대응해 50세 이상 성인의 인생 2막 설계를 돕는 일본 릿쿄대학교의 세컨드 스테이지 칼리지의 사례를 들었다. 김 교수는 “고등교육 연계를 통한 시니어 평생교육 활성화는 그 특징이 다양해진 시니어 세대의 노년기 자아실현과 함께 세대 공동체 교육 측면에서 지역공동체 활성화에 일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