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 컨테이너보다 벌크 화물 우선해야” [미리 보는 WOF 명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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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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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우 KMI 선임연구위원

운항기간 짧아 경제성 낮아
부산, 상용화 실행계획 시급

북극항로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최단 항로로 주목받고 있지만, 거리가 짧다는 사실이 곧 경제성을 뜻하지는 않는다.

오는 3~5일 부산항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열리는 세계해양포럼(WOF) 2일차 ‘공간을 잇다’ 북극항로 세션에 강연자로 나서는 이성우(사진)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논의에서 가장 과장된 부분으로 컨테이너선 정기 서비스를 꼽았다.

이 위원은 “현재 최대 5개월(7~11월)밖에 운항하지 못하기 때문에 컨테이너선 운항은 현실적으로 경제성이 나오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기존 글로벌 선사들도 컨테이너선 대신 벌크화물을 처리하는 부정기 서비스만 운항하기 때문이다. 그는 “중국만이 항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적자를 감수하며 컨테이너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이를 한국도 따라가야 하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과장”이라며 “러시아와 북극권 자원의 벌크 부정기 운송부터 시작해 해빙 상황을 살피며 점진적으로 정기 서비스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수에즈 운하를 대체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특정 화물 운송과 항로를 보완하는 수준”이라고 선을 그었다. 현재의 남방항로는 부산에서 로테르담으로 직행하며 수익을 내는 구조가 아니라, 상하이·싱가포르·첸나이 등 경유 도시의 배후지 화물을 싣고 내리며 유지되는 반면 북극항로 주변에는 이런 도시 인프라와 인구가 없는 탓이다. 그는 “환동해와 극동러시아, 러시아 북극권이 개발돼 충분한 인구나 화물이 모여야 대체 항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성을 좌우하는 변수는 화물에 따라 달라진다. 그는 “컨테이너선은 12개월 운항이 가능해야 하고, 벌크선은 대러 제재라는 지정학적 이슈가 관건”이라며 “석유·가스·광물을 들여오려면 미국·유럽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한국이 풀어내야 하는 등 외교적 부담이 크다”고 했다.

부산의 역할에 대해서는 냉정한 진단과 구상을 함께 내놨다. 이 위원은 “컨테이너 중심항인 부산이 당장 얻을 이익은 제한적인 반면, AI 기술과 조선·기계·전자 등 제조 기능, 인력 양성, 금융 면에서 가장 앞선 곳이 부산이므로, 부산은 포항·울산·광양·창원을 배후지 삼아 재원과 기술, 인력, 상품을 공급하는 ‘해양수도’ 역할을 강화하고, 부산이 한국의 북극항로 상용화 종합실행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은 또 실리적 외교의 필요성을 이야기할 예정이다. 일본이 사할린 등에서 여전히 자원을 수입하고 있고, 한국은 에너지 자원의 95% 이상을 수입하는 국가인 만큼, 최소한의 러시아 자원 수입에 대해 동맹국을 설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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