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멸대응기금 연계해서라도 수요부터 살려야 [벼랑 끝 지역 부동산]
<하> 지역 맞춤형 대책
미분양 사태,부동산 차원 넘어
지역 경제 전반에 치명적 영향
건설사 분양가 인하 등 전제로
세제 완화·금융규제 차등화 등
차별화된 시장 회복 대책 필요
지방 주택시장 침체는 단순 부동산 불경기 차원을 넘어 지역경제 타격, 지방소멸 문제와도 직결된다. 부산 황령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도심. 정종회 기자 jjh@
“지방 미분양 문제는 주택시장 침체를 넘어 건설사 부도, 고용 위축 등 지역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중대 사안인 만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합니다.”
지난해 10월 15일 김윤덕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이 주택시장 양극화 및 미분양 주택 해소방안 심포지엄에 보낸 축사 내용이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지방 주택시장과 건설경기가 나아지기는커녕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방 주택시장 침체는 단순 부동산 불경기 차원을 넘어 지역경제 타격, 지방소멸 문제와도 직결돼 통합 설계된 지방 부동산 정책이 한시바삐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수도권 집중에 따른 수요 부족
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미분양 규모는 지난 9월 말 기준 6만 9134호에 이른다. 이 중 지방 미분양의 비중이 72.6%에 달한다. 부산 미분양 주택수는 6928호로, 전국 미분양 아파트 중 10.5%가 부산에 있다.
국토연구원은 2021년 이후 미분양이 급증한 배경으로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매수심리 위축과 자금조달비용 증가 △공사비 상승에 따른 분양가 급등과 시세차익 기대 저하로 인한 청약 외면 △호황기 공급과잉과 인구감소·수도권 집중에 따른 수요 부족을 꼽았다.
국회미래연구원도 지난달 인구통계 브리프를 통해 지역별 주택시장 특성을 고려한 차등적 정책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회미래연구원 연구기획실 김수민 연구원은 "수도권은 공급 부족을 겪는 반면, 비수도권은 신규분양이 위축되는 가운데서도 미분양, 노후주택, 빈집이 함께 쌓이는 재고 문제에 직면해 있다"면서 위기 지역의 경우 지방소멸대응기금 등과 연계할 필요가 있으며, 시·군·구 단위 통합 태스크포스와 원스톱 창구 마련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주택시장 침체, 지역소멸과 연계”
동아대 부동산대학원 강정규 원장은 "지방주택시장 문제는 단순 부동산 시장 차원을 넘어 지역경기 침체와 지방소멸 문제와 연계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면서 "주택시장의 구조적 양극화를 전제로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차별화된 정책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침체 지역에는 규제보다 수요 회복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지역 차별화 정책은 그래서 세제 완화와 금융규제 차등화, 임대 공급·수요 충족으로 지방 주택시장 거래를 활성화하고 시장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과거 정부에서도 지방 주택시장 침체기에는 세제·금융·거래규제를 동시에 완화하는 종합적 시장 회복 정책을 추진했다.
강 원장은 지방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을 심층면접한 자료와 한국주택협회, 대한주택건설협회의 대정부 건의사항을 중심으로 지방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한 과제를 제안했다. 이는 지난 9월 국회 관련 토론회에서도 제안된 내용으로, 국회에서도 입법 논의가 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안 내용을 보면 준공 후 미분양에 집중된 취득세·주택 수 특례를 준공 전 미분양까지 확대하고 적용기간을 더 연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일정 요건의 지방주택에 대한 취득세 중과 배제, 주택 수 산정 제외를 통해 지방 주택 수요를 유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지방에 대한 금융규제를 수도권과 차등화해 LTV·DSR 등 대출규제를 추가 완화하고 지방에 한정해 아파트 매입임대사업자 등록제도를 부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 무주택자·청년·신혼부부 등 지방 실수요자를 위한 정책금융 금리·대출조건 우대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고, 지방 중소 건설업체를 위한 PF 특별보증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과거 미분양 해소를 위한 각종 지원책에 대해 건설사의 도덕적 해이 등 논란이 있었던 만큼, 건설사의 자구 노력과 분양가 인하를 전제로 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끝-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