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대왕암 앞바다는 바닷새 ‘하늘길’…두 달간 1만 마리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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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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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조인 128명 8~9월 8차례 조사
슴새 등 12종 1만 824마리 기록
분홍찌르레기 어린새 울산 첫 관찰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뿔쇠오리가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 앞바다에서 헤엄치고 있다. 짹짹휴게소 제공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뿔쇠오리가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 앞바다에서 헤엄치고 있다. 짹짹휴게소 제공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 앞바다가 먼 길을 나서는 바닷새들의 주요 이동 통로라는 사실이 시민 탐조 기록으로 확인됐다. 천연기념물 뿔쇠오리와 열대 바다에 사는 갈색얼가니새, 국내 기록이 손에 꼽히는 분홍찌르레기까지 모습을 드러냈다.

울산시는 탐조 모임 ‘짹짹휴게소’(대표 홍승민) 회원과 새 통신원 등 전국 탐조인 128명이 올해 8~9월 8차례에 걸쳐 대왕암공원과 반경 20km 이내 해상을 조사한 결과 12종 1만 824마리의 새를 관찰했다고 2일 밝혔다.

가장 많이 관찰된 종은 슴새로 9626마리에 달했다. 이어 지느러미발도요 846마리, 제비갈매기 264마리, 알류샨제비갈매기 39마리, 바다제비 24마리, 한국동박새 14마리, 뿔쇠오리 4마리 순이었다. 북극도둑갈매기와 긴꼬리도둑갈매기, 넓적꼬리도둑갈매기 등 도둑갈매기류 3종도 기록했다.

보호 가치가 높은 종도 여럿 확인했다. 뿔쇠오리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알류샨제비갈매기와 함께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취약(VU)’ 등급에 올라 있다. 슴새와 바다제비는 같은 목록의 ‘준위협(NT)’ 종이다.


추석 연휴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에서 관찰된 분홍찌르레기 어린새. 유럽 동부와 중국 서북부에서 번식하는 ‘길 잃은 새’로, 울산에서 관찰,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짹짹휴게소 제공 추석 연휴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에서 관찰된 분홍찌르레기 어린새. 유럽 동부와 중국 서북부에서 번식하는 ‘길 잃은 새’로, 울산에서 관찰,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짹짹휴게소 제공

대왕암공원에서 카메라에 잡힌 한국동박새. 짹짹휴게소 제공 대왕암공원에서 카메라에 잡힌 한국동박새. 짹짹휴게소 제공

눈길을 끈 것은 ‘길 잃은 새’(미조)다. 추석 연휴 대왕암공원에서 분홍찌르레기 어린새 1마리가 관찰됐다. 유럽 동부에서 중국 서북부까지 분포하는 이 종은 인도와 스리랑카에서 겨울을 난다. 2000년 경기 양수리에서 국내 첫 관찰 기록이 나온 이후에도 국내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희귀 조류다. 울산에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울산시 새 통신원 고건율 씨가 발견했다. 같은 시기 주로 서해안 섬에서 관찰되는 한국동박새도 대왕암공원에서 확인됐다.

앞서 8월 2일에는 대왕암공원 앞 동해상에서 갈색얼가니새 1마리가 포착됐다. 태평양·인도양·대서양의 열대·아열대 해역에 사는 종이며, 1986년 경남 통영 홍도에서 국내 첫 기록이 나온 이후 전남 신안 가거도와 제주, 부산 해운대 등에서만 드물게 모습을 보였다.

대왕암공원 앞바다에서는 2024년 8월 뿔쇠오리와 알류샨제비갈매기가 관찰됐고, 지난해 8~9월에는 뿔쇠오리 50마리 등이 확인되기도 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시민 탐조인들의 꾸준한 기록 덕분에 대왕암공원 앞바다가 희귀 바닷새들이 쉬어 가는 길목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앞으로도 시민과 함께 관찰 기록을 이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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