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회 누가 쥐든…고려아연 ‘정책 수혜’ 이어간다
최윤범號 크루서블 탄력
핵심광물은 초당적 과제
가동 초기 세액공제 최대
게르마늄 판매 새 이익원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왼쪽 두번째)이 미국 통합제련소 부지를 둘러보고 있다. 고려아연 제공
미국 중간선거 투표를 앞둔 가운데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비철금속·핵심광물 업종은 정책 수혜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증권가에서 나왔다. 미국 정부와 손잡고 현지에 통합제련소를 짓는 고려아연이 가장 두드러진 수혜를 볼 것이라는 평가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 박광래 연구원은 지난 2일 낸 보고서에서 “비철금속과 핵심광물은 미국의 탈중국 공급망 구축, 전력망 확충, 정부 지분투자가 정당을 초월한 정책 목표라는 점에서 가장 안정적인 수혜 영역”이라며 “고려아연의 미국 사업을 주목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이 이끄는 크루서블 중심의 미국 공급망 확장 전략도 한층 힘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 연구원은 지난달 1일 양당 의원 7명이 핵심광물위원회법을 공동 발의한 점을 들어 핵심광물이 초당적 의제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상·하원 다수당을 모두 차지하는 ‘블루 웨이브’가 오더라도 “보조금·비축·가격하한 등 지원 수단만 바꿀 뿐 ‘탈중국 정련능력’ 목표는 불변하다”는 것이다.
이어 박 연구원은 정부의 핵심광물 기업 지분 투자와 광물 비축도 의회가 바뀌어도 유지될 것으로 봤다. 행정부 재량으로 집행하는 데다 OBBBA(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의 공급망 50억 달러, 비축 20억 달러 등 이미 마련된 예산에 기반하고 있어서다. 그는 “민주당도 핵심광물 비축 제도화를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고려아연은 미국 정부와 함께 74억 달러를 들여 테네시주에 통합제련소를 짓는 ‘프로젝트 크루서블’을 추진하고 있다. 제련소는 2027년 본격 착공해 2029년부터 단계적으로 가동하며, 아연·연·구리와 함께 게르마늄·갈륨·안티모니 등 핵심광물 11종을 포함한 비철금속 13종을 생산하게 된다.
제련소가 생산할 광물은 대부분 미국이 수입에 기대는 품목이다. 박 연구원에 따르면 갈륨·인듐의 미국 순수입 의존도는 100%이고 비스무트 92%, 안티모니 91%, 은 77%, 아연 73%에 이른다.
박 연구원은 미국 첨단제조세액공제(45X)가 2031년부터 단계적으로 줄어 2034년 사라지는 만큼 “2029~2030년 통합 제련소 가동 초기가 최대 수혜 구간”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박 연구원은 “고려아연은 미국 정책에 따른 직접 수혜가 기대된다”며 크루서블과 니어스타(Nyrstar) 미국 자산으로 미국 내 일관 생산 기반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탈중국 공급망 구축으로 높아질 전략적 가치와 귀금속·희소금속 중심으로 고도화되는 사업 구조도 주목할 대목으로 꼽았다.
또 박 연구원은 고려아연의 단기 실적은 은·금 가격과 아연 TC(제련수수료)가 좌우하는 가운데, 게르마늄 상업 판매가 시작되면 새로운 이익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미국 공장 건설 진척과 정책자금 실행, 희소금속 장기 공급계약 확보 여부가 밸류에이션 재평가의 핵심 변수”라고 덧붙였다.
고려아연은 크루서블 사업부를 최윤범 회장 직속으로 두고 협상부터 건설 완료까지 사업 전 과정을 챙기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9월 주주서한에서 “고려아연은 프로젝트 크루서블을 중심으로 새로운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며 “이는 회사를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의 중심에 세우고 지속가능한 중장기 성장의 토대가 될 사업”이라고 밝혔다.
미 연방정부는 지난 4월 크루서블을 연방 인허가 신속 처리 제도(FAST-41) 대상으로 지정해 인허가 기간을 줄여 주기로 했다. 미 전쟁부는 9월 11일 최종 환경영향평가에서 ‘중대한 환경영향 없음’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클락스빌에서 열린 공화당 중간선거 지원 유세에서 이 제련소를 자신의 관세 정책이 끌어낸 대표 투자 사례로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신규 광물 제련소가 들어서는 것은 1979년 이후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미국 중간선거에서는 하원 435석 전체와 상원 100석 가운데 35석, 주지사 36명을 새로 뽑는다. 선거 전 의석은 상원이 공화당 53석, 민주당(민주당과 표결을 같이하는 무소속 포함) 47석이다. 하원은 공화당 218석, 민주당 214석으로 공화당이 근소한 우위를 지키고 있다.